교토부의 남부에 있는 야마시로(山城) 지역은 약 800년에 걸쳐 일본의 차문화를 유지해 온 ‘차의 고향’.
우지(宇治)가 있는 곳으로 유명한 이 지역은 일본 녹차의 제조법이 만들어진 곳이며 말차(抹茶), 전차(煎茶), 옥로(玉露)의 발상지(※1)이기도 합니다. 이곳을 여행하면 차와 관련된 풍부한 역사와 문화를 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차와 관련된 이곳의 액티비티 8선을 소개합니다. 우지에서 직접 말차를 갈아서 끓여 마시기, 녹차 디저트 맛보기, 찻잎 따기 등의 체험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될 것입니다.
※1:말차, 전차, 옥로……옥로(玉露)는 수확 전에 일정기간 햇빛을 가려 기른 차. 말차(抹茶)는 옥로와 마찬가지로 수확 전에 햇빛을 일정기간 가려 기른 찻잎을 찐 후에 건조시켜 맷돌에 갈아서 분말 상태로 만든 차이다. 전차(煎茶)는 샛빛을 가리지 않고 기른 찻잎을 생으로 찐 후에 비벼서 건조한 차이다. 햇빛을 받지 않고 만들어진 말차나 옥로는 일반적으로 향과 단맛이 강하다고 한다. 발상지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다.
1. 말차(抹茶) 달이는 법과 가는 법 배우기
‘말차라 하면 교토’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계신 분도 많을 것 같습니다. 특히 우지(宇治)에는 말차의 제조과정이나 가는 방법, 끓이는 방법 등을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장소가 여럿 있습니다. 그리고 교토 시내에서 JR 나라 선으로 17분만에 갈 수 있어서 접근성도 좋습니다.
우지에서 추천드리는 곳은 ‘우지차도장 타쿠미노야카타 (宇治茶道場 匠の館)‘. 말차와 옥로, 전차를 맛있게 달이는 방법과 더불어 각각의 차의 차이점과 재배 방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일본차 강사의 자격을 가진 스태프에게 친절히 영어로도 대응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공식 HP를 체크해 주세요.
말차는 텐차(碾茶)라고 불리는 찻잎을 맷돌에 갈아서 만들어집니다. ‘후쿠지엔 우지차공방’에서는 이런 말차 제조 과정을 체험할 수 있고, 직접 간 말차를 그 자리에서 달여 마실 수도 있습니다.
‘후쿠지엔 우지차공방’ 내에는 카페, 기념품 가게도 있습니다. 또한 인근에는 차를 사용한 소프트 아이스크림과 음료를 즐길 수 있는 ‘우지찻집(宇治喫茶館)’ (테이크아웃 가능), 차를 사용한 화과자를 판매하는 ‘우지차 화과자공방(宇治茶菓子工房)’도 있습니다.
‘우지차도장 타쿠미노야카타’와 ‘후쿠지엔 우지차공방’ 모두 JR・게이한선(京阪線)의 우지역에서 도보로 갈 수 있습니다. 방문 시에는 사전예약이 필요합니다.
2. 찻잎따기
교토 남부에서는 봄, 여름, 가을에 찻잎을 수확합니다. 차는 동백과의 식물로, 새싹 부분을 딴 것이 찻잎이 됩니다.
찻잎따기 체험은 와즈카초(和束町)에 위치한 ‘d:matcha‘에서 가능합니다. 전문가인 가이드의 안내 아래 차밭을 산책하며 찻잎을 딸 수 있습니다 (일본어・영어 대응). 찻잎따기 체험을 하고 싶은 분은 사전예약을 해주세요.
본 기사의 후반부에 ‘d:matcha’에 있는 카페에 대해서도 소개해드립니다.
3. 옥로에 대해서 알아보기
옥로는 수확 전에 직사광선을 가리는 덮개를 덮어 기른 찻잎. 잘 우려내면 다시와 같은 깊은 감칠맛과 단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교타나베 시(京田辺市)에 있는 지역 농산품의 직판소 ‘후겐지 후레아이노 역(普賢寺ふれあいの駅)’에서는 옥로에 관한 체험 교실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체험교실에서는 찻잎을 비비는 방법이나 고품질의 옥로를 만들기 위한 요령을 배울 수 있습니다. 부정기적으로 개최되며 1회당 약 6시간입니다. 요금은 4~5명에 약 60,000엔입니다.
체험하고 싶으신 분은 사전에 문의를 해주세요. 일본어를 모르는 경우에는 일본어를 할 수 있는 친구에게 통역을 부탁하는 것이 좋습니다.
4. 말차아트 도전하기
와즈카초(和束町)에서는 말차 아트 체험 워크숍이 개최되고 있습니다. 워크숍에서는 경험이 풍부한 강사가 교토와 와즈카초의 말차에 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줍니다. 그 후에는 말차를 타서 그림을 그립니다.
언뜻 보면 라떼 아트와 같아 보이지만, 말차 아트에 사용하는 것은 말차 가루와 물 뿐입니다. 실패해도 몇 번이라도 다시 할 수 있습니다. 초보자와 아이들도 안심하고 즐길 수 있는 액티비티입니다.
워크숍은 예약이 필요합니다. 자세한 일정 및 장소는 이메일(utena.tea@gmail.com)로 확인해주세요. 영어도 OK입니다.
5. 말차 디저트・맛집을 즐기자
교토부 남부에는 우지를 비롯해 다양한 장소에서 맛있는 차를 즐길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가게가 너무 많아서 어디로 가면 좋을지 모르겠어!’라고 느낄지도 모릅니다.
그럴 때 꼭 체크해 보셨으면 하는 것이 ‘우지차 카페 인증점’. 우지차의 역사, 문화, 차 달이는 법을 잘 아는 직원이 있어 전문적으로 진짜 우지차를 제공하는 카페랍니다.
이하, 필자의 추천 5곳을 소개합니다.
1. 기온츠지리(辻󠄀利) 우지 본점
기온츠지리(辻󠄀利)는 1860년 창업한 우지차의 노포. 현재는 교토나 오사카에 몇몇 점포가 있습니다. 특히 우지에 있는 ‘기온츠지리 우지 본점‘에서는 운치가 감도는 중정(안뜰)이 있어서 바깥세상의 소음과 떨어져 조용한 시간을 보낼 수 있어요.
‘기온츠지리 우지 본점’에서는 전통 말차와 과자 세트나, 말차를 사용한 디저트 메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영어 메뉴도 있어서 관광객도 간단하게 주문할 수 있습니다.
위의 사진은 많은 말차를 사용한 페이스트와 비슷한 ‘진한 차(お濃い茶)’와 수제 모나카 세트입니다.
‘진한 차(お濃い茶)’는 매우 진하고, 풍부하면서도 크리미한 맛이 특징. 진함에도 불구하고 쓴 맛이 아니라 놀랍고, 일반 말차와는 다른 맛을 드셔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두번째 잔부터는 일반 말차(묽은차)로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
2. 오챠노칸바야시 (お茶のかんばやし)
다도 업계에 종사해 온 지 400년 이상. 고품질의 차를 판매하는 ‘오챠노칸바야시‘. 우지에 있는 본점 2층은 카페로 되어 있어 말차와 계절 별로 화과자세트를 즐길 수 있습니다. 위의 사진은 인기가 많은 말차 ‘아사히노 시로(朝日の白)’와 밤맛의 쿠리모치(栗餅) 세트입니다.
‘오챠노칸바야시’에서는 본점 뒤편에 있는 공장 견학도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는 차의 제조과정을 볼 수 있고, 말차를 갈 때 사용하는 맷돌 기계도 있습니다.
3. MAIKO 차 부티크
교타나베시(京田辺市)에 있는 카페 ‘MAIKO 차 부티크‘. 훌륭한 말차 디저트와 드링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디저트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꼭 말차 파르페를 드셔보세요. 말차 아이스크림, 시라타마 당고, 단팜, 밤, 과일 등이 가득 담긴 파르페는 양도 많습니다.
순수한 차를 즐기고 싶으신 분들에게는 옥로세트를 추천합니다. 보통 10,000엔에 판매하고 있는 고급 옥로를 몇 잔이나 마실 수 있고, 다 마신 후에는 찻잎을 먹을 수도 있습니다.
4. d:matcha Kyoto CAFE & KITCHEN
와즈카초에 있는 ‘d:matcha Kyoto CAFE & KITCHEN‘. 앞에서 소개한 ‘d:matcha’가 운영하는 카페에는 전차를 사용한 제노베제 파스타, 말차・호지차를 넣은 가토 쇼콜라 등을 즐길 수 있습니다.
카페에서 보이는 와즈카의 거리와 아름다운 차밭의 경관도 매력적입니다. 가게에서 기념품이나 선물용의 디저트와 차를 구입할 수도 있습니다.
5. 와즈카차 카페
와즈카초에 위치하며 인정을 받은 또 다른 우지차카페는 ‘와즈카차 카페(和束茶カフェ)’. 현지 농가가 만든 차 등을 판매하고 있으며 간단한 식사나 디저트를 즐길 수 있는 카페 공간이 있어서 여행 중에 휴식하기에도 좋습니다.
여기서 추천드리는 메뉴는 아이스 말차 양갱. 다양한 맛이 있지만 모두 말차가 잘 느껴지는 맛이라 더운 날에 꼭 먹고 싶은 일품 메뉴입니다.
6. 말차소바와 차를 사용한 향토 요리 맛보기
디저트보다 제대로 된 음식이 먹고 싶을 때는, 말차소바나 차를 사용한 가벼운 식사는 어떠신가요?
우지타와라쵸(宇治田原町)에는 ‘얀탄(やんたん)’이라 불리는 일대가 있습니다. 정식 명칭이 유야다니(湯屋谷)라는 이곳은 에도시대 나가타니 소엔(永谷宗圓)이 녹차 제조법을 개발한 일본 녹차의 고향.
여기 있는 ‘소엔 쿄유안 얀탄 (宗円交遊庵やんたん)’은 제차 공장을 리모델링한 관광 교류 시설. 카페 공간에서는 된장과 반차를 이용한 향토음식 ‘차국’과 말차소바를 먹을 수 있습니다 (메뉴는 계절·시간대에 따라 변경됩니다).
근처에는 나가타니 소엔의 생가가 있으니 꼭 가보시는걸 추천합니다. 토,일,공휴일 10:00~15:00 사이에 내부가 개방됩니다 (평일 견학은 사전예약 필요).
안에서는 소엔이 사용했던 찻잎을 건조시키는 배로(焙炉-제다용 건조로)를 볼 수 있고, 전차도 드실 수 있습니다. 선명한 녹색의 차를 만드는 녹차 제조법은 이곳에서 생겨나고 발전한 것입니다.
7. 도예의 마을에서 다기를 갖추기
세계적으로 유명한 도자기, 쿄야키(京焼). 우지에 있는 도예 마을인 ‘수미야마(炭山)‘는 베테랑 도자기 장인들이 많은 가마를 보유하고 있으며 다도에 사용되는 다기는 물론 찻잔과 식기, 꽃병 등을 가마에서 직접 구입할 수 있습니다.
쿄야키의 역사는 16세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소성(焼成-높은 온도에 도자기를 굽는 것) 후에 그림을 그리는 기법을 통해 만들어지는 아름다운 무늬가 특징입니다.
지금은 전기 가마와 가스 가마를 이용해서 만들지만, 전통기법의 계승을 위해서 연 1회, 에도시대(1603~1868)와 똑같이 노보리가마(登り窯)를 이용해서 만든다고 합니다. 노보리가마를 사용할 때는 재가 쌓이지 않도록 특별한 케이스에 넣는다고 합니다.
‘수미야마(炭山)’는 외국어 대응을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가실 때에는 투어에 참가하거나 통역을 동반하는 것이 가장 좋을 것입니다. ‘차의 교토 DMO’에 이메일 (t-taravel@kyototeacountry.jp)로 신청하면 공방・노보리가마의 견학, 그림그리기 체험도 할 수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공식 HP도 확인해주세요.
8. 뵤도인(平等院)의 오모테산도(表参道)를 산책하기
교토부 남부의 명소이자 세계유산이기도 한 뵤도인(平等院). 우지에 있는 이곳의 인기 관광지인 오모테산도는 일본의 ‘카오리 풍경 100선’에 인정된 곳입니다. 찻집이나 기념품 가게, 카페, 레스토랑이 줄지어 있습니다.
여기서 꼭 드셔봤으면 하는 것이 차 당고(茶だんご) 라는 말차 맛의 당고(경단). 작은 크기로 단 것을 조금만 먹고 싶을 때 딱입니다.
뵤도인 절
후지와라 가문의 찬란했던 모습을 보여주는 뵤도인 절은 우지강 서쪽 기슭에 위치합니다. 미나모토노 도루 소유의 별장이었으나 후지와라노 미치나가가 양도받았습니다. 그의 아들인 요리미치가 절을 세웠습니다. 헤이안시대 정원의 모습을 볼 수 있는 호오도(피닉스 홀, 국보 지정)는 아지이케 호수에 둘러싸여 있으며, 극락정토를 머릿속에 그리곤 했던 헤이안시대(794~1 …